RO의 후속작이라는 게임이 클베 신청을 받는다는 글을 우연히 보고 1차때 신청했다가 덜컥 뽑혔다고 해서 1차부터 테스트에 참여했다. 


레벨업보다도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퀘스트를 해결해 나가는게 좋아서 이 맵 저 맵 돌아다니면서 퀘스트를 쭉 따라갔는데, 정말 많이 준비했는데 그 준비한 내용을 임팩트있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 안타까웠다. 눈이 가고 신경이 쓰이는 NPC들이 일단 유저의 동정을 사거나, 매력적으로 느껴지거나 공감이 가야 스토리에 좀 더 몰입할텐데 대부분 고전RPG의 마을사람A, B같이 그냥 그 필드를 지나칠때 필요한 정보를 조금 줄지도, 안 줄지도? 하는 정도의 존재감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 돌아볼때 생각나는 NPC는 성당 2층의 제스티. 순식간에 녹아 없어졌지만... 평범한 필드의 중간보스랑 이런 임팩트 있는 적 NPC랑 공략법이 별 다를게 없는게 문제라면 또 문제인듯. 또, 왕릉 5층 최종보스인 렉시퍼. 처음부터 통수칠 것 같더니만 역시나 통수캐였다. 그리고 마탑의 그리타. 얘는 처음엔 잘 모르겠더니 중간중간 말 걸때마다 일반 말걸기 선택지로 가끔씩 어? 스러운 발언을 흘리더니 역시나 통수캐였다(2). 거기다 마족수감소의 하우벅. 얘는 처음부터 마군주라니까 서로 이용할 만큼만 이용하겠지 싶었는데 중간에 플레이어에게 '너만은 살려주려고 했는데' 라고 하는 부분에서 어...? 싶더니 역시 여신에게 통수를 맞아 플레이어에게 죽었다. 뒷맛이 아주 썼다. 아마 여신들도 죄다 통수캐겠지... 이 게임엔 믿을만한 내 편이 하나도 없다...


여기서 유명한 고전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2의 서장을 생각해보자. 플레이어는 대체 누구이고 왜 나라에서 돈을 받고 어째서 혼자 딸을 키우는가? 서장에서는 간략하게 지금 플레이어가 원래는 용사님이었고 이 나라를 구해줬으며 그런 훌륭한 사람에게 하늘에서 한 소녀를 맡기니 딸로서 잘 키워내라고 한다고 설명을 해 준다. 이게! TOS에는 아직 없다. 분명 오픈베타쯤에는 티저도 멋지게 만들어서 계시자가 왜 이 세상에 오게 되었는지, 뭐하러 왔는지, 여신과 보통 사람들과 원래 세계의 사이에서 그는 어떤 포지션인지 납득이 가는 설명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 뭐하러 자기 세곈지 아닌지도 모르는 세계에서 별로 나를 좋아하지도 않고 환영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구하고 욕이나 먹고, 사람을 턱으로 부리는 사람들에게 속아서 머슴처럼 일이나 해주고 팽당하고, 선량한 마을 사람들을 돕는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일했더니 괴물로 변해서 죽어라! 하고 앉았는걸 결국 자기 손으로 다시 다 잡아 죽여야 되는지... 코난이 보면 플레이어를 보고 살인자라고 할 것 같은 상황도 많이 있었고 결국 살려내지 못하는 NPC가 너무 많아서 나는 잘 모르는 세계에 와서 어리버리하게 민폐나 끼치면서 왜 전방위로 긁어 부스럼이나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직업별 밸런스는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이거야 차차 조절하면 되는거고, 서비스하면서 계속 상향했다 하향했다를 반복할테니 별로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니고, 버그 많은건 뭐... 계속 신속하게 대응해 준다면 그다지 문제시할 부분이 아니다.


세계관과 스토리에 신경을 그다지 쓰지 않는 유저들은 전혀 다른 감상이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게임의 중심이 되는 세계관과 스토리, 그리고 중심 NPC들의 개성이 게임을 하고싶게 만드는 흥미 요소 중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게임을 즐겁게 하면서도 계속 아, 이 부분은 좀 더 동영상으로 NPC에게 포커스를 확 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3차 클베 거쳐서 오픈베타를 맞이할 때는 게임의 서장 부분에 도입부 동영상을, 중요한 보스전에도 좀 더 임팩트 있게 동영상을 배치하는 등 여러모로 개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깨지지 않고 찍힌 보스전을 쭉 이어보았다. 지능만 찍어서 평타는 정말 미미한 크리비. 클레릭 시절 배운 버프는 평타칠때 방어벽 세우는 용도의 프로텍티드 존이 그나마 쓸만하고, 나머지는 다 효용성이 없었다. 크리비의 버프 중에서는 그나마 잘차이가 쓸만하지만, 크리를 높여봤자 평타 칠 일 없는 크리비에게는 거의 쓸모가 없었다. 오버킬이나 크리 터지는 일 자체를 두세번정도밖에 못 본 것 같다. 파티플레이 시에는 꽤 유용할 것 같아 3서클 15레벨까지 다 찍었는데(자이바스 외의 다른 스킬 중 찍을게 없었다) 이번에는 스토리 쭉 따라가느라 바빠서 파티 요청이 와도 죄송하지만 전부 거절했기 때문에 얼마나 쓸모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크리비는 기존 RO에서 인트프리를 하면서 힐팜으로 몹 잡는게 답답했던 솔로잉 위주 프리스트 유저라면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난이도가 보통이라고 써 있는데 개인적인 판단으론 쉬움인 것 같다. 일단 SP가 떨어지지 않는다. 쿨타임때문에 SP가 떨어질 만큼 팍팍 마법을 쓸 수 없다. 쿨타임 돌아갈때까지 도망다니다가 스킬이 장전되면 날리면 되니까. 공중몹 상대로도 타격이 되는 자이바스라는 공격마법이 있는데 이거 하나 보고 전직하는 직업이다. 만약 2서클 클레릭에게 대공마법이 있다면 굳이 크리비로 갈 필요 없이 2서클도 클레릭으로 가는게 좋다. 2차에 와서 큐어 대미지가 꽤 올라갔는데 앞으로 크게 너프되지 않는다면 말이지만.


영상 중간에 있는 렉시퍼전의 경우 크리비 마법이 안 들어가는 버그가 있어서 오로지 평타로 때려서 잡은건데 마지막 5분이 찍혀서 보스전 영상에 포함시켰다. +5차칸(물리 공격력 118~149)을 들고 있었는데도 힘이 6이라... 미미한 공격력의 (거의)올지능 크미미씨...


아, 올지능으로 가려면 직업 트리에 몽크는 넣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올지능 크리비는 컴패니언 타고 도망다녀야 몹을 몰아야 되는데 몽크는 컴패니언 타고 쓸 수 있는 스킬이 없더라.



최종 스탯은 위와 같았다. 경험치 배율도 높은데 장비 매번 바꾸느니 그 시간에 퀘스트를 하나라도 더 하겠다는 생각에 무기 렙제가 바뀔때만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에 강화하고 젬 박아서 쓰고, 나머지 갑옷이나 방패 등 방어구는 대충대충 바꿔줬다. 안 맞으면 되지! 렉신강림하거나 실수할 것 같으면, 맞아도 만피로 다니면 되지! 

실제 오픈베타 이후에는 이런 플레이는 못 하겠지만...



최종 모험지수 순위. 1차보다 약간 떨어졌다. 레벨이나 클래스 랭크는 나보다 훨씬 높은 분들이 많았을텐데 퀘스트를 거의 다 하고 다녀서 순위가 높은 것 같다. 별별 NPC한테 다 세상 돌아가는 얘길 묻고 다녔더니 그쪽에서도 점수를 많이 받은 듯.


스토리의 집중도에 대한 불만을 많이 적었지만, 그래도 TOS는 여전히 많이 기대하며 기다리는 게임이다. 3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하게 되면 그 때도 여지없이 신청하고 신나게 버그리포트를 할 생각이니까! 요즘 손이 가는 게임이 별로 없어서 더 기다려지는 것 같다. 주변에서도 기대하는 지인들이 몇 분 계신데 다음에는 파티를 짜서 같이 플레이해 봤으면 하는 쓸쓸한 솔로잉 인생의 감상은 이만...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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